게임몰 릴게임, 다양한 테마의 종합 슬롯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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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몰 릴게임, 다양한 테마의 종합 슬롯 플랫폼릴게임 시장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한 슬롯 형태의 게임을 넘어, 다양한 테마와 고유의 시스템을 갖춘 복합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게임몰 릴게임'은 폭넓은 게임 라인업과 사용자 중심의 운영 시스템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본문에서는 게임몰의 차별성과 구성,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의 강점들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분석해본다.
다양한 게임 구성: 알라딘, 팡게임, 오션파라다이스, 손오공
게임몰 릴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테마의 릴게임이 단일 플랫폼에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알라딘 게임을 시작으로, 팡게임, 배경게임, 오션파라다이스, 손오공 게임까지 모두 제공되며, 각 타이틀은 서로 다른 그래픽 스타일과 보너스 설계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이용자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전혀 다른 세계관과 룰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손오공 게임은 최대 6채널 동시 플레이가 가능하며, 알라딘 게임에서는 휘바찬스와 잭팟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 큰 보상을 노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각 게임은 독립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하되, 공통적으로는 부드러운 UI, 빠른 속도, 안정적인 서버 환경을 공유한다.
UHD 고해상도 지원 및 몰입형 UX 설계
게임몰 릴게임은 시각적인 완성도에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저해상도 기반의 릴게임들과 달리, UHD 해상도를 기본으로 지원하여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게임 내 UI는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버튼과 효과음의 배치는 게임의 리듬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플레이 중 불필요한 로딩이 없고, 전환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장시간 플레이에도 피로감이 적다. 이는 게임몰이 단순한 이펙트 위주의 자극적 슬롯게임이 아닌,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설계된 플랫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빠른 환전, 안정적인 고객 응대 시스템
릴게임 사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환전 속도'다. 게임몰은 평균 5분 이내 환전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전담 상담 인력을 24시간 상시 대기시킨다. 텔레그램, 1:1 게임 내 채팅, 카카오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문의는 10분 이내에 해결되는 구조다.
또한 고객 문의 대응 시스템은 단순한 챗봇 수준을 넘어, 실제 상담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환전 지연, 보너스 수령, 이벤트 조건 등 복잡한 이슈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빠른 안내가 가능하다. 이러한 응답성과 투명성은 게임몰 릴게임이 장기 유저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 중 하나다.
자체 보안 인프라와 계정 보호 시스템
게임몰은 자체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외부의 해킹이나 비인가 접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 모든 사용자 계정은 이중 인증 방식을 지원하며, 로그인 시에도 IP 변동 감지, 의심접속 차단 등의 기능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실시간 백업 시스템과 DDOS 보호 솔루션이 결합되어 있어, 사용자 데이터 손실이나 접속 오류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게임몰의 서버는 국내 데이터센터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며, 안정적인 네트워크 회선을 통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보안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 피로도 감소'와 직결되는 기술적 기반이기도 하다.
유저 기반 콘텐츠 전략과 SEO 최적화
게임몰은 단순히 게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내에 다양한 콘텐츠 영역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초보자 가이드, 고수의 팁, 게임별 전략 소개, 이벤트 공지 등 텍스트 중심의 정보는 물론, 이미지 기반 공략집, 동영상 소개 콘텐츠도 함께 운영되며 유저 유입과 체류시간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SEO 최적화 관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몰 릴게임', '팡게임 후기', '알라딘 잭팟 확률' 등 주요 키워드에 대한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구글 검색 알고리즘의 E-A-T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구조다. 콘텐츠 업데이트는 평균 주 2~3회 주기로 이루어지며, 실시간 유입 대비 트렌드를 반영해 민첩하게 수정된다.
이벤트 중심 운영 철학
게임몰은 철저히 이벤트 중심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신규가입 시 보너스 지급, 첫 충전 시 포인트 2배 이벤트, 주간 점수 랭킹 경쟁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상시 운영된다. 특히 유저 맞춤형 이벤트가 눈에 띄는데, 각 유저의 활동 패턴과 플레이 빈도에 따라 개인화된 이벤트가 자동 생성되어 제공된다.
이벤트 내용은 대부분 HTML5 기반 애니메이션 배너로 구성되며, 클릭률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시각적 설계도 함께 고려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자발적인 재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발생하며, 이는 곧 LTV(고객 생애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론: 게임몰, 릴게임의 몰입도를 재정의하다
게임몰 릴게임은 단순히 '게임을 제공하는 사이트' 그 이상의 플랫폼이다. 다양한 게임을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고해상도 그래픽과 안정적인 서버를 통해 기술적 만족감을 주며, 환전 시스템과 고객 응대에서의 신속함으로 신뢰를 확보했다. 여기에 콘텐츠 운영과 SEO 전략, 지속적인 이벤트 기획까지 더해지며, 릴게임 플랫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릴게임은 이제 단순한 운에 맡기는 슬롯이 아니다. 사용자 경험, 게임 전략, 보안, 콘텐츠, 속도 등 수많은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 점에서 게임몰 릴게임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춘 종합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기자 admin@reelnara.info
편집자주
고인을 기리는 기억의 조각, 그 곁을 치열하게 마주한 뒤 비로소 전하는 느린 부고. 가신이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남아 있을까. 별세, 그 너머에 살아 숨쉬는 발자취를 한국일보가 기록합니다.
일러스트=신동준 기자
칠흑 같던 12월 1일의 밤, 바람은 유난히 거셌다. 한번 기세를 탄 화염은 난폭하게 타올랐다. 연기는 바닥부터 자욱하게 깔렸다. 화재가 발생한 제주의 한 감귤창고에 골드몽사이트 임성철 소방교(당시 기준)가 도착했다. 구급차에서 내린 그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챙기기 시작했다. 진압대원이 아닌 구급대원, 그의 임무는 화재 진압이 아닌 응급환자 처치와 병원이송이었다.
2023년 12월 1일 임성철 소방장이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앞에서 온라인골드몽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사고조사보고서
"치직", 무전 소리가 들렸다.
"화재(장소) 인근에 할아버지...안쪽으로 들어갔다고..."(오전 1시 02분)
무전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방대원들이 불이 난 창고 부근에서 노인을 발 릴게임사이트추천 견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임 소방교는 방화헬멧과 방화장갑 등 보호장구를 차례로 착용했다. "호스 좀 정리해 주세요." 펌프차를 향해 소리를 지른 그는 창고를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
"안전한 화재진압 및 연소 확대 저지 주력할 것."(1시 06분)
화염은 창고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임 소방교는 두 개의 소방호스 중 하나 릴게임바다이야기 를 붙들었다. '조금만 더 안쪽으로.' 수압은 생각보다 약했고 물줄기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거세진 불길 안쪽으로 호스를 겨냥했다. 7명이던 초기 화재진압 인력을 지원하는 인원들이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최종 출동인원 29명).
2023년 12월 1일 임성철 소방장이 제주도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옆에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사고조사보고서
1시 08분. 임 소방교가 지원 인력들 시야에 들어왔다. 그때 미세하게 흔들리는 뭔가가 포착됐다. 3m 높이, 8.95톤의 콘크리트 처마였다. 강한 열로 처마를 지탱하던 벽돌벽에 금이 갔고, 처마의 무게중심은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임 소방교는 창고 옆에 바짝 붙어있었다.
"방수중지!" "건물붕괴! 건물붕괴! 건물붕괴!" "전 대원 밖으로 대피!"
"긴급상황, 인명사고 발생 인명사고 발생! 대원 한 명 깔렸음!"
무전기에서 찢어질 듯한 음성이 터져나왔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누군가의 방화 헬멧이 파편이 돼 제멋대로 흩어졌다.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교, 2023년 12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감귤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순직했다. 향년 29세. 이후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했고, 옥조근정훈장(5급)을 받았다.
구급대원은 왜 호스를 들었나
2023년 12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앞에서 화재 진압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임성철 소방장의 보호장구. 사고조사보고서
"오늘 새벽 서귀포시의 한 창고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20대 소방관이 순직했습니다."
공기업을 다니는 강남욱씨는 그날따라 정신이 없었다. 출장, 상담, 강의 일정이 오전부터 연달아 잡혀 있었다. 출근 전 얼핏 본 '소방관 순직' 뉴스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휴대폰을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부재중 걸려온 전화가 30통이나 됐다.
"성철이가...순직했대."
"뭐? 승진했다고? 축하할 일이네. 공무원 승진이 얼마나 힘든 건데."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제야 흘려보냈던 아침 뉴스가 떠올랐다. 승진? 순직? 다시 기사를 찾아 읽어내려갔다. '20대 소방관' '임모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가면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안절부절못했다. "성철이는 구급대원인데. 호스 들 일이 없는데."
불의를 못 참는 소년
임성철(맨 왼쪽) 소방장이 친구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친구들은 임 소방장을 성실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멋진 친구로 기억하고 있다. 조관탁씨 제공
남욱씨가 임 소방장을 만난 건 2003년 겨울,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제주로 갓 이사 온 남욱씨는 엄마와 함께 아파트를 돌며 층층이 떡을 나눴다. 바로 위층인 201호에서는 키가 작고 몸이 다부진 아이가 나왔다. 마침 동갑내기. 둘은 그렇게 죽마고우가 됐다.
성격이 모나지 않은 임 소방장 주변으론 친구가 많았다. 특히 그는 운동을 잘했다. 택견부터 배드민턴, 수영까지 못하는 게 없었고, 축구 실력은 단연 발군이었다.
조관탁씨는 임 소방장과 중학교를 같이 다녔다. 관탁씨가 소위 '일진'의 괴롭힘을 당할 때였다. PC방으로 끌려다녔고 늘 괴롭힘을 당했다. 피할 방법은 하나, 학교를 가지 않아야 했다.
그날도 결석을 했다. 임 소방장이 집을 찾아왔다. 왜 학교를 가지 않았는지, 뭐가 무서운지, 차근차근 얘기했다. 그는 말없이 들었다. "그래 그럼, 확실하게 얘기를 해야겠어."
말만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였다. 일진이 또다시 "PC방을 가자"고 말했을 때 그가 나섰다. "싫다잖아!" 관탁씨 마음속에 좋은 친구로 각인됐다.
엄마를 지켜야 했던 소년
임성철 소방장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고 있다. 임 소방장은 엄마의 자랑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임 소방장의 어머니 제공
임 소방장은 1994년 7월 25일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위로는 형이 하나 있다. 엄마는 어린 두 형제를 재울 때 늘 들려줬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그림책 속 자장가를 잊지 못한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어떤 일이 닥쳐도. 엄마가 살아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시간이 흘러도, 형제는 엄마만 찾았다. "뭐 하멘? 엄마 나완!" 엄마도 형제를 복덩이로 여겼다. 속상한 일이 생겨 성당을 갈 때면, 형제는 몰래 성당 유아실에 숨어 엄마를 기다렸다. 친구들과 쌈박질도 하고 서로 다투기도 했지만, 형제는 금세 철이 들었다.
막내는 특히 엄마에게 살뜰했다. 늘 아팠던 엄마는 집에서 자주 쓰러졌다. 그때마다 119에 신고하고 병실에서 간호한 건 초등학생 막내였다. "별일 없어?" "괜찮아?" 막내는 매일 엄마에게 안부를 물었다.
막내는 제주의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에 지원했다. 왜냐고 묻자 "소방관이 멋져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끝까지 엄마 곁을 지킬 거야." 엄마가 있는 제주로 발령받으려고 시험을 두 번이나 더 친 건 그 약속 때문이었다.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
임성철 소방장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고 있다. 임 소방장은 구급대원 일을 하면서 "내 가족, 내 친구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향했다. 임 소방장의 어머니 제공
"너 사람 죽은 것도 보고 그르냐? 피도 보고?"
술자리가 무르익자 남욱씨가 질문을 툭 던졌다. "그렇지." 답은 역시나 짧았다. "새벽에도 출동하고 그르냐?" 또 물었지만 대답은 계속 간단했다. "그렇지." "너무 위험하지 않냐? 사무직으로 가. 큰일 난다." 임 소방장은 씨익 하고 웃었다. 그에게 구급대원은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이었다.
당연히 두려웠다. 지난해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00명 중 7명(7.2%)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임 소방장도 다를 게 없었다.
"엄마, 나는 다른 건 하나도 안 무서운데 딱 하나 두려운 순간이 있어." "뭔데?" "문이 잠겨 있을 때. 문을 열어야 할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전혀 모를 때 진심으로 두렵다는 얘기였다. 친구와 가족들은 그래도 구급대원이 화마에 직접 뛰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심했다. (준진압대원인 구급대원에 대해 화재진압을 해야 한다는 표준화된 지침은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진압활동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일부 지역대에서는 진압활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모두가 영웅이라 불렀다
지난해 12월 1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지난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 1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장례식에 대통령실, 소방청, 국가보훈부, 행정안전부 인사들이 찾아왔다.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댔고 '80대 노인을 구한 소방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빈소엔 화환이 빼곡했다. 국회의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추모의 글을 남겼다.
남욱씨와 관탁씨, 친구들은 책상을 치며 울부짖었다. 가족들은 창자가 찢어질 듯한 고통에 절규하고, 울었다. "잘못된 지시로 29세 청년이 죽었다." 구급대원인 그가 불길 속을 뛰어든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설명이 없지는 않았다. 부당한 지시는 없었고, 지방은 인원이 없어 구급대원들이 진압대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마침 한 명이 출장을 가는 바람에 인력이 부족했고, 불행하게도 소방 호스가 꼬였고, 붕괴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도 했다. 하지만 어떤 설명도 죽은 이를 되살릴 수는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누구보다 화가 많이 났던 남욱씨 눈에 동료 소방관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참담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못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제야 사고 상황이 그려졌다. "그래 성철이라면 그랬을 거야. 자발적으로,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야. 사람을 살리려고 호스를 잡았을 거야." 가족들도 더 이상 누굴 탓하지 않았다. 그저 또래 젊은 소방관들 하나하나를 안아줬다.
6월 6일 제70회 현충일 추념식 단상에 이재명 대통령이 올랐다. "특별히 이 자리에는 화마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순직하신 임성철 소방장의 유가족분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합니다. 우리 국민께서는 고인들의 헌신을 뚜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멀찌감치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욱씨와 추념식에 참석한 임 소방장 모친은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1주기 추모식에는 형인 지혁씨가 나섰다. "(동생이) 가던 그 길을 제가 맡아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 저뿐 아니고,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지혁씨 역시 현직 소방관이다.
엄마의 마지막 자장가
2023년 12월 5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뉴시스
바람이 거셌고, 화재가 컸던 2023년 12월의 그날. 오전 2시쯤 지혁씨가 엄마를 깨웠다. "성철이한테 일이 있는 거 같아." 거실에는 소방관 직원 두 명이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임성철 대원이... 많이 다쳤습니다."
의료원으로 향하는 내내 기도했다. '제발, 제발.' 의료원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지하로 안내했다. '응급실은 1층인데, 왜?' 한 층 내려갔고, 또 한 층 내려갔다. 지하 2층엔 영안실이 있었다. 그곳엔 '임성철'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제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나요." 누군가 말했다. "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많이 다치셨습니다."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인데 왜 못 봐요. 봐야지. 내가 봐야지."
얼굴이 군데군데 꿰매져 있었다. 입은 다물지 못한 채였다. 닫게 해주고 싶었는데 "엄마" 하고 부르는 듯했다. "내 새끼. 엄마가 미안해. 아들이 사람을 구할 때, 엄마는 편히 자고 있었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손이 떨렸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어떤... 어떤 일이 닥쳐도... 엄마가... 살아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아들을 껴 안고 엄마는 늘 불러줬던 자장가를 불러줬다. 노래를 듣고 깨어났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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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미지=쳇GPT· 이서현 기자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비로소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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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비로소 부고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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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 속 구급대원, 방화복을 입었다...그건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이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2416390000220)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백혜진 인턴 기자 bhj8204@naver.com
고인을 기리는 기억의 조각, 그 곁을 치열하게 마주한 뒤 비로소 전하는 느린 부고. 가신이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남아 있을까. 별세, 그 너머에 살아 숨쉬는 발자취를 한국일보가 기록합니다.
일러스트=신동준 기자
칠흑 같던 12월 1일의 밤, 바람은 유난히 거셌다. 한번 기세를 탄 화염은 난폭하게 타올랐다. 연기는 바닥부터 자욱하게 깔렸다. 화재가 발생한 제주의 한 감귤창고에 골드몽사이트 임성철 소방교(당시 기준)가 도착했다. 구급차에서 내린 그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챙기기 시작했다. 진압대원이 아닌 구급대원, 그의 임무는 화재 진압이 아닌 응급환자 처치와 병원이송이었다.
2023년 12월 1일 임성철 소방장이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앞에서 온라인골드몽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사고조사보고서
"치직", 무전 소리가 들렸다.
"화재(장소) 인근에 할아버지...안쪽으로 들어갔다고..."(오전 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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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화재진압 및 연소 확대 저지 주력할 것."(1시 06분)
화염은 창고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임 소방교는 두 개의 소방호스 중 하나 릴게임바다이야기 를 붙들었다. '조금만 더 안쪽으로.' 수압은 생각보다 약했고 물줄기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거세진 불길 안쪽으로 호스를 겨냥했다. 7명이던 초기 화재진압 인력을 지원하는 인원들이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최종 출동인원 29명).
2023년 12월 1일 임성철 소방장이 제주도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옆에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사고조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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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중지!" "건물붕괴! 건물붕괴! 건물붕괴!" "전 대원 밖으로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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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기에서 찢어질 듯한 음성이 터져나왔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누군가의 방화 헬멧이 파편이 돼 제멋대로 흩어졌다.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교, 2023년 12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감귤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순직했다. 향년 29세. 이후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했고, 옥조근정훈장(5급)을 받았다.
구급대원은 왜 호스를 들었나
2023년 12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앞에서 화재 진압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임성철 소방장의 보호장구. 사고조사보고서
"오늘 새벽 서귀포시의 한 창고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20대 소방관이 순직했습니다."
공기업을 다니는 강남욱씨는 그날따라 정신이 없었다. 출장, 상담, 강의 일정이 오전부터 연달아 잡혀 있었다. 출근 전 얼핏 본 '소방관 순직' 뉴스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휴대폰을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부재중 걸려온 전화가 30통이나 됐다.
"성철이가...순직했대."
"뭐? 승진했다고? 축하할 일이네. 공무원 승진이 얼마나 힘든 건데."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제야 흘려보냈던 아침 뉴스가 떠올랐다. 승진? 순직? 다시 기사를 찾아 읽어내려갔다. '20대 소방관' '임모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가면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안절부절못했다. "성철이는 구급대원인데. 호스 들 일이 없는데."
불의를 못 참는 소년
임성철(맨 왼쪽) 소방장이 친구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친구들은 임 소방장을 성실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멋진 친구로 기억하고 있다. 조관탁씨 제공
남욱씨가 임 소방장을 만난 건 2003년 겨울,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제주로 갓 이사 온 남욱씨는 엄마와 함께 아파트를 돌며 층층이 떡을 나눴다. 바로 위층인 201호에서는 키가 작고 몸이 다부진 아이가 나왔다. 마침 동갑내기. 둘은 그렇게 죽마고우가 됐다.
성격이 모나지 않은 임 소방장 주변으론 친구가 많았다. 특히 그는 운동을 잘했다. 택견부터 배드민턴, 수영까지 못하는 게 없었고, 축구 실력은 단연 발군이었다.
조관탁씨는 임 소방장과 중학교를 같이 다녔다. 관탁씨가 소위 '일진'의 괴롭힘을 당할 때였다. PC방으로 끌려다녔고 늘 괴롭힘을 당했다. 피할 방법은 하나, 학교를 가지 않아야 했다.
그날도 결석을 했다. 임 소방장이 집을 찾아왔다. 왜 학교를 가지 않았는지, 뭐가 무서운지, 차근차근 얘기했다. 그는 말없이 들었다. "그래 그럼, 확실하게 얘기를 해야겠어."
말만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였다. 일진이 또다시 "PC방을 가자"고 말했을 때 그가 나섰다. "싫다잖아!" 관탁씨 마음속에 좋은 친구로 각인됐다.
엄마를 지켜야 했던 소년
임성철 소방장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고 있다. 임 소방장은 엄마의 자랑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임 소방장의 어머니 제공
임 소방장은 1994년 7월 25일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위로는 형이 하나 있다. 엄마는 어린 두 형제를 재울 때 늘 들려줬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그림책 속 자장가를 잊지 못한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어떤 일이 닥쳐도. 엄마가 살아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시간이 흘러도, 형제는 엄마만 찾았다. "뭐 하멘? 엄마 나완!" 엄마도 형제를 복덩이로 여겼다. 속상한 일이 생겨 성당을 갈 때면, 형제는 몰래 성당 유아실에 숨어 엄마를 기다렸다. 친구들과 쌈박질도 하고 서로 다투기도 했지만, 형제는 금세 철이 들었다.
막내는 특히 엄마에게 살뜰했다. 늘 아팠던 엄마는 집에서 자주 쓰러졌다. 그때마다 119에 신고하고 병실에서 간호한 건 초등학생 막내였다. "별일 없어?" "괜찮아?" 막내는 매일 엄마에게 안부를 물었다.
막내는 제주의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에 지원했다. 왜냐고 묻자 "소방관이 멋져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끝까지 엄마 곁을 지킬 거야." 엄마가 있는 제주로 발령받으려고 시험을 두 번이나 더 친 건 그 약속 때문이었다.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
임성철 소방장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고 있다. 임 소방장은 구급대원 일을 하면서 "내 가족, 내 친구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향했다. 임 소방장의 어머니 제공
"너 사람 죽은 것도 보고 그르냐? 피도 보고?"
술자리가 무르익자 남욱씨가 질문을 툭 던졌다. "그렇지." 답은 역시나 짧았다. "새벽에도 출동하고 그르냐?" 또 물었지만 대답은 계속 간단했다. "그렇지." "너무 위험하지 않냐? 사무직으로 가. 큰일 난다." 임 소방장은 씨익 하고 웃었다. 그에게 구급대원은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를 지키는 일"이었다.
당연히 두려웠다. 지난해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00명 중 7명(7.2%)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임 소방장도 다를 게 없었다.
"엄마, 나는 다른 건 하나도 안 무서운데 딱 하나 두려운 순간이 있어." "뭔데?" "문이 잠겨 있을 때. 문을 열어야 할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전혀 모를 때 진심으로 두렵다는 얘기였다. 친구와 가족들은 그래도 구급대원이 화마에 직접 뛰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심했다. (준진압대원인 구급대원에 대해 화재진압을 해야 한다는 표준화된 지침은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진압활동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일부 지역대에서는 진압활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모두가 영웅이라 불렀다
지난해 12월 1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지난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 1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장례식에 대통령실, 소방청, 국가보훈부, 행정안전부 인사들이 찾아왔다.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댔고 '80대 노인을 구한 소방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빈소엔 화환이 빼곡했다. 국회의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추모의 글을 남겼다.
남욱씨와 관탁씨, 친구들은 책상을 치며 울부짖었다. 가족들은 창자가 찢어질 듯한 고통에 절규하고, 울었다. "잘못된 지시로 29세 청년이 죽었다." 구급대원인 그가 불길 속을 뛰어든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설명이 없지는 않았다. 부당한 지시는 없었고, 지방은 인원이 없어 구급대원들이 진압대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마침 한 명이 출장을 가는 바람에 인력이 부족했고, 불행하게도 소방 호스가 꼬였고, 붕괴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도 했다. 하지만 어떤 설명도 죽은 이를 되살릴 수는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누구보다 화가 많이 났던 남욱씨 눈에 동료 소방관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참담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못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제야 사고 상황이 그려졌다. "그래 성철이라면 그랬을 거야. 자발적으로,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야. 사람을 살리려고 호스를 잡았을 거야." 가족들도 더 이상 누굴 탓하지 않았다. 그저 또래 젊은 소방관들 하나하나를 안아줬다.
6월 6일 제70회 현충일 추념식 단상에 이재명 대통령이 올랐다. "특별히 이 자리에는 화마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순직하신 임성철 소방장의 유가족분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합니다. 우리 국민께서는 고인들의 헌신을 뚜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멀찌감치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욱씨와 추념식에 참석한 임 소방장 모친은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1주기 추모식에는 형인 지혁씨가 나섰다. "(동생이) 가던 그 길을 제가 맡아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 저뿐 아니고,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지혁씨 역시 현직 소방관이다.
엄마의 마지막 자장가
2023년 12월 5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뉴시스
바람이 거셌고, 화재가 컸던 2023년 12월의 그날. 오전 2시쯤 지혁씨가 엄마를 깨웠다. "성철이한테 일이 있는 거 같아." 거실에는 소방관 직원 두 명이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임성철 대원이... 많이 다쳤습니다."
의료원으로 향하는 내내 기도했다. '제발, 제발.' 의료원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지하로 안내했다. '응급실은 1층인데, 왜?' 한 층 내려갔고, 또 한 층 내려갔다. 지하 2층엔 영안실이 있었다. 그곳엔 '임성철'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제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나요." 누군가 말했다. "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많이 다치셨습니다."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인데 왜 못 봐요. 봐야지. 내가 봐야지."
얼굴이 군데군데 꿰매져 있었다. 입은 다물지 못한 채였다. 닫게 해주고 싶었는데 "엄마" 하고 부르는 듯했다. "내 새끼. 엄마가 미안해. 아들이 사람을 구할 때, 엄마는 편히 자고 있었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손이 떨렸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어떤... 어떤 일이 닥쳐도... 엄마가... 살아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아들을 껴 안고 엄마는 늘 불러줬던 자장가를 불러줬다. 노래를 듣고 깨어났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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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미지=쳇GPT· 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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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백혜진 인턴 기자 bhj8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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