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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아이큐랩 본사 및 생산시설 조감도. 사진제공=부산시



부산이 전력반도체를 앞세워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초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전체 공정 생산시설이 준공한 데 이어 기업 투자와 글로벌 학술대회 개최까지 이어지면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정부가 지정한 전력반도체 특화단지와 기회발전특구 등 제도적 지원까지 뒷받침되면서, 부산이 반도체 산업지도의 변화를 이끌 ‘퀀텀 점프’ 시점을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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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아이큐랩은 최근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단 일원에 조성된 전력반도체 특화단지에서 8인치 SiC 전력반도체 전 공정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기존 6인치 웨이퍼 대비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국내 첫 사례로, 향후 전기차·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 등 미래산업 핵심 분야에서 기술 자립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꿈에론대출 1000억 원을 들여 경기 안산시에서 부산으로 본사와 공장을 옮긴 아이큐랩은 올해 시범 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웨이퍼 3만 장 규모 연산 체제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경북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NFS)도 약 100억 원을 들여 전력반도체 생산공장을 착공한 상태다.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웨이퍼·소자 설계·패키징까지 아 1억대출 10년상환 우르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초고순도 실리콘(Si) 웨이퍼 생산,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 설계, 포장 등 핵심 기술 확보를 추진 중이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연구로를 활용할 수 있는 우선 승인을 확보해 연 150톤 규모의 수출용 신형 연구로 완공 전까지 제품 개발과 제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월변일수 특화단지 내 SK파워텍·제엠제코·효원파워텍 등은 이미 가동 중이다. 이 기업들은 SiC 화합물 전력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력 보유 업체로, 공급망 안정화와 민간투자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SK파워텍은 SiC 전력반도체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으로, SK 그룹의 SiC 웨이퍼 소재 등과 연계해 특화단지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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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위치도. 사진제공=부산시



이곳에 입주 예정인 기업도 2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장비·소재·소자·패키지·모듈로 이어지는 전력반도체 공급망을 지역에서 완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 중”이라며 “민관 협력형 투자와 기술개발을 동시에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학자, 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도 열렸다. 14일부터 6일간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탄화규소학술대회(ICSCRM 2025)’에는 40여 개국 산·학·연 전문가가 집결해 최신 연구 성과와 첨단 기술 등을 다뤘다. 시는 이 자리에서 산업·학술·지자체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글로벌 투자 관계망과 기술협력을 확대했다. 앞서 6월에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소재를 연구하는 핵심 학회 주최로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 하계학술대회’도 개최됐다.
제도적·국제적 지원책도 발 빠르게 마련 중이다. 시는 2012년부터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을 기획해 일괄공정이 가능한 국내 유일 공공팹 시설인 ‘부산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와 ‘신뢰성평가인증센터’를 구축하고 기업 유치를 비롯한 관련 산업의 연착륙과 산·학·연·관 협업 체계를 강화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7월에는 특화단지를 지정 받았고 2024년 12월에는 ‘이차전지·전력반도체·자동차부품 기회발전특구’를 연이어 확보했다. 이는 관련 기업 집적과 투자 촉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다.
현재는 맞춤형 기업지원 방안 마련, 기회발전특구 추가 지정, 전력반도체센터 제2팹 건립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수출용신형연구로 조기 준공과 함께 고내압·저손실 소재 개발의 핵심인 중입자도핑(NTD)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이큐랩과 NFS의 투자는 부산 전력반도체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특화단지와 특구를 기반으로 수도권 편중의 반도체 지도를 바꾸고 미래 신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