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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좋아 혼자 하는 바보 같은 그런 사랑… 내 사랑은 어쩌나요."
김천의 향토가수 한초성씨(63)의 대표곡 '어쩌나요'의 한 소절이다. 유튜브 '한초성TV' 스튜디오이자 연습실로 사용하는 한 평 남짓한 방 안에 그의 노랫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난치성 희귀질환인 '근이양증'을 앓고 있는 한씨는 20년 넘게 경로당과 요양원, 복지시설 등을 찾아 노래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씨가 근이양증 진단을 받은 것은 30대 초반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동네 병원을 전전하다 서울의 대형 병원까지 가게됐다. 그곳에서 근육이 .차 굳어가는 '근이양증'이라는 생소한 병명과 함께 "3개월 뒤면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을 들었다.
하루아침에 삶이 무너졌고 깊은 절망감에 빠져 지냈다. 심각한 우울증도 찾아와 끝내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게 됐다. 하지만 생사를 오가던 응급실에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너는 아직 올 때가 아니다"라며 크게 호통을 쳤다고 한다.
번쩍 눈을 뜬 한씨는 꿈속 아버지의 호통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이후 단골 미용실 원장의 권유로 노래교실을 찾은 것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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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제 수상을 거쳐 가수로 데뷔한 뒤, 그는 화려한 무대 대신 경로당과 요양원,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대가 없는 노래 봉사를 시작했고 김천역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며 지역민들에게 노래를 선물했다.
아픈 몸을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지만, 20년 넘게 이어온 나눔의 시간 속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말은 그가 마이크를 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공연이 끝나면 어르신들이 제 두 손을 꼭 잡고 '아이고 예쁜데 왜 의사들이 너 하나 못 낫게 하노. 다음에는 꼭 걸어서 와라'면서 눈시울을 붉히세요."
한 할머니에게 들은 "'고맙다, 오랜만에 사람 소리를 들었네'라는 말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위로를 얻는 분들을 뵈면, 오히려 제가 세상에 존재해도 된다는 벅찬 허락을 받는 기분입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자택의 작은 방에서 시작한 채널 '한초성TV'는 현재 구독자 9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 콘텐츠는 '전화 노래방'이다. 외모나 장애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숨어 지내는 이들도, 한씨와 전화로 연결해 함께 노래하고 소통하며 위로를 주고받는다. 한씨는 당분간 매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이 방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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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대에 서기 전 '장애가 있는데 저 사람이 제대로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의심 어린 시선도 분명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시선이 제게 끊임없는 도전이 되었습니다."
한씨는 장애를 결코 불가능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애는 불가능을 뜻하지 않습니다. 단지 걷는 길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물론 그에게 현실적인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된 무대가 많지 않으며, 독도사랑국민연합 이사로 활발히 활동하면서도 휠체어 이동 문제로 일행에게 민폐가 될까 봐 정작 자신은 독도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다름은 결코 틀림이 아닙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협찬: 한국언론진흥재단,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독도사랑국민연합 이사로 활동 중인 한초성씨가 회원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독도의 날' 홍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초성씨 제공
김천 향토가수인 한초성씨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초성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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