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두 주인공 호빗의 차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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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프로도는 1편에서 원정대가 작살난 이후로
사실상 반지 원정을 하는 유일한 멤버로 괴로운 여정 길을 떠나게 됨.
한 명은 반지 운반자고 다른 한 명은 반지 운반자 운반자의 역할을 지녔지만
그것 말고도 상반된 캐릭터성이 존재하는데
그 대립성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반지 원정에 임하는가에 있음.
그리고 그 태도의 차이는 영화 3편 초반부에 잘 나타남.
이 장면은 남은 여정은 긴데 식량이 얼마 안 남았음을 걱정하는 장면임.

고구마의 상징으로 좀 억울한 평가를 받는 프로도가 원정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이거임.
"나는 반지를 옮기고 나서 죽을 거야."
원작에서 프로도는 여정 중 남은 식량에 대해서 그렇게 걱정하지를 않음.
그렇다고 막 처먹는다는 건 아니고.
그냥 나는 어차피 반지를 파괴할 즈음 힘이 다해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프로도는 늘 인지하고 있음.
그래서 돌아올 때의 식량은 생각하지 않는 거임.
유약한 프로도가 남들한테 상담도 안 하고 반지 원정대한테서 도망친 것도 그런 이유에서임.
친구들이 자기와 같이 죽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자기희생적인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음.

샘은 그와 상반된 태도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있는데
샘은 프로도와 다르게 돌아오는 여정길까지 생각해서 늘 식량을 걱정하고 있음.
주인 먹일 거 자기 먹을 거 골룸 안 먹일 거 다 따져가면서도.
샘은 늘 고향을 이야기하고 귀향에 대해서 희망을 놓지 않음.
심지어 사명을 마치고 나서 살아 돌아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샘이 알아차리는 건
화산을 오르기 시작했을 때임.
늦어도 한참 늦음.
누군가는 샘을 현실감각이 부족하다. 늘 뇌에서 행복 회로를 돌린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샘은 프로도와 다르게 희망을 품고 있는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음.

그걸 보여주는 또 다른 면은 주인공들이 받은 갈라드리엘의 선물임.
프로도는 갈라드리엘에게서 에아렌딜의 별빛이 깃든 물을 담은 크리스탈 병을 받았음.
악의 존재를 쫓아버리고 어두움을 물리치는 마법의 빛이 담겨있는 아이템임.
그에 더해서 빌보에게서 받은 미스릴 갑옷이나 칼 스팅도 그렇고
프로도가 받은 물건은 전부 여정에서 사용하기 위한 아이템임.
이건 원정대의 다른 멤버들도 동일함.

그런데 샘이 갈라드리엘에게서 받은 게 뭐냐면
흙이랑 씨앗임. (영화판에서는 안 나옴)
이 흙을 뿌리면 오염된 땅도 순식간에 정화되고 수십 년이 지나야 이룰 자연의 치유를 1년 만에 보여줄 수 있음.
씨앗은 황금빛의 아름다운 나무의 씨앗이고.
이건 진짜 여정 중에는 쓸 데도 없는 애물단지임.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야만 사용할 수 있는 보물이고.
그래서 샘은 다른 물건, 검이고 갑옷이고 자신이 가장 아끼던 요리도구 세트는 버려도
이 흙과 씨앗이 담긴 상자는 끝까지 가지고 있었음.

어쩌면 샘이 프로도가 받은 선물인 물병을 가지고 가장 멋지게 활약했다는 사실이
그런 부분을 통해 해석된다고 봄.
에아렌딜의 별은 샛별인데, 반지의 제왕 세계관에서 샛별은
에아렌딜이라는 영웅이 고대의 신성한 보석 실마릴이 붙어있는 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거임.
중간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이 별을 보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희망이라는 키워드가 담긴 아이템을 희망의 영웅이 가장 잘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이치로 해석할 수 있음.

즉 정리하자면 반지를 옮긴 두 호빗 프로도와 샘의 차이는
프로도는 "이 고통스러운 사명을 남에게 지울 수는 없다.
나 혼자 감당하고 죽겠다"는 식으로 이행하고
샘은 "내 아둔한 머리로는 방법은 모르겠고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행복한 고향으로 살아돌아가겠다."
라는 사고방식으로 여정에 임했다는 사실에 존재함.
비극적인 운명을 혼자 짊어지려는 주인공과 어떤 상황에서도 해피엔딩을 꿈꾸는 주인공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음.
두 주인공에 대한 감상의 차이도 그런 점에서 온다고 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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